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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체리필터입니다.
로터스 엑시지의 주행편은 사진이 한장도 없고 글과 영상으로만 이루어져 있습니다. ^^
어떻게 말해야 엑시지의 주행 느낌을 잘 전달할지 고민되 됬지만... 말보다는 직접 타보는게 가장 좋은 방법이기에...
그냥 느낀점을 가능한한 솔직하게 전달하고자 노력했습니다.
그럼 주행편 시작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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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스의 시동은 요즘 흔한 버튼 시동도 아니고, 포르쉐처럼 왼쪽에 키를 꼽는 방식도 아닙니다. 고개를 숙여서 키 구멍을 찾아서 넣어야 하는 아주 오래된 방식입니다.
그럼에도 키를 돌려서 엑시지의 심장을 깨운다는 아날로그 감성은, 그리고 키가 돌아가면서 등 뒤에서 들려오는 우렁찬 엔진음은…
시동을 켤때마다 가슴을 설레이게 합니다.
R8 V10 에서도 미드쉽의 감성을 느껴 보았지만… R8 V10이 그냥 커피라면 엑시지는 T.O.P 라고 표현하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비단 시동 감성 뿐 아니라 모든 주행 감각에서부터 말이죠…
R8 은 10기통, 엑시지는 6기통인데도 이상하게 저는 엑시지의 시동음이 더 크고 더 좋게 들렸습니다. ^^
이제 뒤에서 울리는 엔진음에 맞춰 심장은 아드레날린을 분비하기 시작합니다.
클러치를 밟고 기어를 1단에 넣어 봅니다.
클러치의 답력이 매우 많이 무겁습니다. 고마력 고토크 달리기용 차량을 위해서 사용된 클러치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느낌으로 표현하자면 휘트니스 센터에서 다리로 미는 운동과 비슷한 힘이 소모 되더군요 ^^
슬슬 출발을 해 봅니다.
그런데… 클러치만 무거운게 아니라 스티어링까지 논파워라서 20여년 전에 면허를 딸 때 몰아보았던… 타이탄 트럭의 감각과 비슷합니다. ^^;;;
제가 대학교 재학 시절 트럭 알바를 많이 하면서 무거운 클러치와 무거운 논파워 핸들을 많이 겪어 보았지만…
로터스의 무게감은 그에 못지 않았습니다. ^^
왼쪽 다리와 스티어링 조향, 그리고 민감한 엑셀레이션을 신경 써가면서 살살 출발해 봅니다.
이런 멋진 차량을 타면서 시동을 꺼 먹으면 창피하니… 최대한 신경을 쓰면서…
그래도 수동만 20년 정도 몰아서 그런가… 5분 정도 운행하니 바로 적응 되더군요 ^^
미션의 미트 되는 느낌은 매우 절도감이 있습니다.
커다란 기계들이 정해진 순서에 맞게 들어오고 나가는 것과 흡사하게 미션이 바뀔때마다 철커덕 거리는 소리와 함께 엔진 구동축과 휠에 연결된 축이 떨어졌다 붙었다를 반복 합니다.
내가 일반적인 차를 모는게 아니라는 느낌이 들게 됩니다.
3단을 넣고 악셀링을 살짝 가져가는데…
아… 엑시지 S는 3단과 4단이 일품입니다.
정말 무섭게 치고 나가는데… 엔진도 엔진이지만 가벼운 무게와 단단한 바디가 용수철처럼 튀어나가는 느낌을 배가하는 것 같습니다.
5단은 3, 4단에 비해 항속 느낌이 강하지만 그래도 가속형 기어비라는 느낌을 줍니다.
그리고 보통의 차량들은 5단에서 6단을 넣으면 늘어지는 기어비로 인해 바로 rpm이 많이 떨어지는데… 이놈은 5단과 6단의 차이가 별로 없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파이팅 넘치는 기어비로 오로지 재미만을 생각한 셋팅이라 여겨집니다.
게다가 엔진음과 배기음… 거기에 더해 가변배기까지 열게 되면… 오감을 통한 재미는 더더욱 커집니다 ^^
스티어링의 감각은 정말 바닥에 무엇이 있는지… 노면이 어떤 식으로 굴곡이 졌는지…
모든 정보를 운전자에게 전달해 줍니다.
그 느낌을 설명하기 어려운데… 카트를 타보신 분이라면 제가 말하고자 하는 느낌이 무엇인지 아실 수 있을 것입니다. 정말 카트의 느낌 그대로입니다. ^^
로터스 엑시지를 한마디로 설명하자면 ‘공도에서 탈 수 있는 카트’란 표현이 가장 적절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게 고속으로 달리면 사라질 줄 알았는데, 그러지 않습니다.
고속으로 달려도 노면을 다 읽으면서 운전자에게 모든 정보를 전달해 줍니다.
R8 V10에서는 노면으로부터 올라오는 정보가 차량에 의해서 어느정도 필터링 되고 노이즈가 제거된 상태로 운전자에게 전달 되는데, 엑시지는 노이즈건 뭐건 상관 없이 운전자에게 다 전달해 줍니다.
그런데 이게 개인적으로는 더 즐겁습니다.
내가 진짜 길을 어떻게 달리고 있는지를 느끼게 해 주니 내가 차를 컨트롤 한다는 느낌을 주게 되더군요. 스티어링의 손맛과 기어봉의 손맛…
그리고 양발을 통해서 3개의 페달을 조작하면서 느끼는 조작감…
차량과 하나 되는 느낌으로 내가 차를 통제한다는 느낌… 정말 좋았습니다.
그러지 않아도 수동을 2년 정도 못 몰아서 근질 근질 하던 차에… 정말 물 만난 물고기처럼 재미지게 몰았습니다.
이제 어느 정도 익숙해 지고나니 와인딩 도로를 달려보고 싶어서 집 근방에 있는 와인딩 구간을 찾았는데… 자전거족도 많고, 사람도 많고 갓길에 주차된 차량도 많아서…
빨리 달리지는 못했지만… 몇 가지 차량 특성이 몸에 전달 되더군요.
일단은 정말 안정적입니다.
그리 빠르게 코너링을 하는 것 같지 않은데… 이미 빠른 속도로 코너링을 하고 있었구요… 그만큼 차량의 거동 자체가 흩트러짐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미드쉽 엔진에 짧은 축거는 차 중심에 핀을 꼽아놓은 상태에서 앞이 코너 안으로 돌아 들어가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같은 미드쉽임에도 R8은 약 언더 성향이였는데, 이놈은 살살 코너링을 해도 노즈가 안으로 파고 들어가는 느낌이 컸습니다.
사실 노즈가 코너 안으로 파고 들어가려는 느낌으로 인해 오버 스티어가 날까봐 무서워서 하드코어하게 몰아부치지는 못했습니다만…
예전 BMW 740Li를 몰 때 느꼈던 인테그럴 스티어링의 느낌마저 주더군요.
어째든 코너링이 재미있는 차가 확실했습니다. ^^
사실 위에서 언급하였듯이 타이어가 P Zero Corsa여서 걱정없이 차를 집어 던져도 알아서 잡아줄텐데… 기존에 몰았던 R8 V10에 달린 한국 타이어 RS3와는 또 다른 느낌이여서 한계 상황까지는 못가봤습니다.
넓은 트랙이나 성능시험장이였다면 좋았을 것인데… 아쉬운 맘이 남네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 주행에서도 그립감으로 인해 불안감을 느끼거나 하지는 않았는데, 그런데 이게 타이어의 느낌이 다른 건지 차량의 특성으로 인해 다르게 느껴지는 건지 정확히 몸으로 느끼기에는 제 능력의 한계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고속에서 차선 변경시에는 언더나 오버 성향과는 상관이 없이 차량의 강성과 하체 셋팅을 보여주는 것이기에 매우 좋은 느낌을 전달해 주었습니다.
제가 1박 2일을 시승하면서 느낀 점들을 두서 없이 정리해 봤는데…
다시 간단하게 뭉뚱그려서 정리해 보자면…
로터스 엑시지야 말로 정말 제대로 된 차란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모습의 차량이라고 생각 됩니다.
람보르기니나 R8 아니면 그 보다 조금 성능이 처지는 M, AMG, RS 시리즈 등은 차량의 외부에서 전달되는 각종 정보들을 프록시를 통해 노이즈를 제거하거나 아니면 필요 이상의 정보들까지 제거해서 운전자에게 전달해 주고…
운전자는 그게 다인줄 알고 여지껏 운전해 왔는데…
실제 외부의 환경과 주행에서 전해지는 정보들은 그게 아니였던 것이죠.
하지만 로터스 엑시지 S는 정직했습니다. 그리고 순수(Pure) 했습니다.
정말 모든 외부 요인들을 운전자에게 그대로 전달해 주었고… 모든 자동차의 기계장치들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느끼게 해 주었고… 차량의 앞바퀴가 돌아가는게 아니라 내 자신이 축이 되어 돌아가는 느낌을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차량을 반납하고 택시를 타고 돌아오는데…
이건 마치 매트릭스 가상세계에서 현실을 느끼지 못하고 가짜 감각을 컴퓨터를 통해 전달 받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큰일 났네요 ^^
로터스 바이러스가 걸린 것 같습니다 ^^;;;
엑시지 S 시승을 기회로 차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그 동안 가졌던 생각과 다른 관점을 가질 수 있게 되었고,
앞으로도 한동안 더 깊은 생각과 고찰을 해볼 기회가 된 것 같아 기쁩니다 ^^
달리는 것 자체로서 기쁨의 극한을 느껴보고자 하는 분들에게는 바로 로터스가 마지막 보스몹이 될 듯 싶습니다.
이상 시승기를 마치고… 시승 기간 찍은 영상을 허접하지만 공유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사이트에도 자주 찾아와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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